작품 상세 정보
Oil on canvas
80 x 71cm
기원
2022
「사과 I」은 하나의 붉은 사과를 화면 전체를 거의 채울 정도로 확대하여 보여주는 작품이다. 복잡한 배경에서 벗어난 사과는 집중적인 관찰의 대상이 된다. 짙은 붉은색과 따뜻한 노란색, 질감이 느껴지는 표면과 반사되는 빛은 작가의 시선을 복잡한 외부 세계에서 하나의 대상이 지닌 고요하고 물질적인 존재감으로 이끈다. 이 작품은 제니퍼 리가 편견과 오만, 그리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진실을 분별하기 어려운 순간들과 마주하던 시기에 탄생했다. 작가는 그러한 갈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정물화로 시선을 돌렸다. 하나의 대상을 자세히 바라보고 그리는 단순한 행위는 잠시나마 피난처가 되어주었고, 세상의 소음과 감정의 무게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과는 전통적인 정물화의 소재를 넘어선 역할을 한다. 작가의 표현처럼 **“이 사과는 아픔을 먹고 있다.”** 괴로운 생각에 머물던 시선이 색과 표면, 빛과 형태로 옮겨가면서 사과는 작가가 내려놓고 싶은 감정을 상징적으로 흡수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경험을 눈앞에 존재하는 시각적 형태로 전환하는 감정적 변형의 과정이 된다. **Origins**에 속하는 「사과 I」은 제니퍼 리의 작업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토대를 보여준다. 바로 회화를 통해 감정적 경험을 보존하고 변화시키며 형태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 작품은 평범한 하나의 사물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담아내는 그릇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후 작가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가시적인 외형과 그 안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현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예고한다.
[사과 I (2022)]
세상은 종종 편견과 오만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진실은 언제나 숨겨져 있습니다.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울 때면, 나는 정물화를 그립니다.
이 순간만큼은 그런 아픔을 잊을 수 있습니다.
이 사과는 아픔을 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