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상세 정보
Water color
117 x 66cm
기원
2021
「가을이 내리면 II」는 수채화 특유의 표현성을 통해 자연과 반영, 기억 사이의 고요한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가을 풍경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고요한 수면을 바라보도록 이끌며, 그곳에서 나무와 바위, 떨어진 낙엽은 빛나는 반영 속으로 녹아든다. 수채화의 투명한 색층과 부드러운 번짐은 물 자체의 움직임을 닮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형태의 경계는 부드럽게 흐려지고 색채는 자연스럽게 서로 스며들면서, 현실과 반영 사이의 경계도 점차 사라진다. 그렇게 물에 비친 세계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관찰과 기억 사이에 머무는 시적인 공간으로 변화한다. 물은 거울인 동시에 시간을 간직하는 존재가 된다. 주변 숲의 조각들을 조용히 담아냈다가 다시 흘려보내는 모습은 기억이 보존되고 변화하며, 결국 다시 놓여나는 과정을 연상시킨다. 산속의 시냇물에서 강으로, 다시 바다로 흘러갔다가 되돌아오는 물의 끝없는 순환은 재생과 덧없음,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의 흐름에 대한 은유가 된다. Origins 시리즈에 속하는 「가을이 내리면 II」는 제니퍼 리의 수채화 작업이 한층 발전한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투명성과 반영, 그리고 물이라는 매체의 유동성이 기억과 덧없음,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을 탐구하는 시각적 언어로 확장된다.
[가을이 내리면 II] 물은 세상을 움직이는 근원입니다. 생명의 근원입니다. 물은 거침없이 끊임없이 흐르다가도 때로는 잠시 멈추어 세상을 담아냅니다. 물은 생명과 함께 울립니다. 물은 주변의 세계를 비추고, 그 안에 비친 세상은 또 하나의 우주가 됩니다. 물은 평화로운 숲을 담고, 깊어가는 가을의 모습도 품습니다. 마침내 물은 바다에 이르러 본연의 순수함으로 돌아가고, 다시 순환을 시작합니다. 나는 그런 물을 닮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