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ded memories Ⅱ Faded memories Ⅱ under UV light

작품 상세 정보

흐려진 기억 II

기법

캔버스에 유채 및 UV 반응 안료

크기

73 x 55cm

주제

빛, 시간 그리고 기억

제작연도

2024

작품 설명

「흐려진 기억 II」는 기억과 망각 사이의 불확실한 영역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기억은 좀처럼 완전한 이미지로 돌아오지 않는다. 대신 색과 장소, 분위기와 감정의 파편들이 한때 그것들이 속해 있던 상황과 분리된 채 불현듯 떠오른다. 이 작품은 더 이상 온전히 되찾을 수 없는 무언가를 다시 이어 맞추려는 경험에서 시작된다. 화면은 불규칙한 기하학적 조각들이 군집을 이루며 구성되어 있다. 그중 일부에는 풍경을 연상시키는 흔적이 남아 있는 반면, 다른 부분은 분홍색과 초록색, 파란색, 검은색의 색면 속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이러한 파편화된 형태들은 서로 단절된 채 남아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암시한다. 하나의 더 큰 이미지에 속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본래의 관계는 이미 흐트러졌다. 강렬한 중심부의 색면은 시각적인 단절이자 부재의 공간으로 작용하며, 기억이 변형되거나 가려지고 혹은 다른 무언가로 대체된 자리를 암시한다. 유화와 UV 반응 안료를 사용한 이 작품은 두 가지 지각의 상태로 존재한다. 일반 조명 아래에서는 파편화된 구조가 선명하고 물질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그러나 자외선 아래에서는 화면이 극적으로 변화한다. 어둠 속에서 형광빛의 붉은색과 초록색이 모습을 드러내는 반면, 다른 부분들은 뒤로 물러나거나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가시광선 아래에서 강하게 드러났던 부분이 사라지기도 하고, 이전에는 부차적으로 보였던 흔적이 갑자기 밝게 빛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어떤 세부는 사라지는 반면 사소해 보였던 파편은 뜻밖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의 불안정한 속성**과 닮아 있다. 제니퍼 리의 **Light, Time and Memory**에 속하는 「흐려진 기억 II」는 기억을 과거를 충실하게 보존하는 기록이 아니라 **시간에 의해 끊임없이 변형되는 것**으로 바라본다. 사라진 것은 완전히 부재하는 것이 아니다. 색과 감각, 감정의 흔적은 의식적인 기억 아래에 남아 있다가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를 수 있다. 작품은 가시광선과 자외선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통해 **사라짐과 남아 있음 사이의 긴장**을 물리적인 이미지로 드러낸다.

작가노트

[희미해진 기억 II] 눈을 감으면 때때로 기억들이 다시 나를 찾아옵니다. 그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한때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애써 그 조각들을 이어보려 해도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어쩌면 늦가을 비 내리던 호숫가였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오래된 건물 벽에 남겨진 낙서였을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은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지만, 색과 형태의 파편들은 여전히 남아 나에게 기억하라고 말합니다.